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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출간『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2020년 6월 月刊 『시인동네』 刊 책소개 시인동네 시인선 130권. 2012년 《현대시학》 시 등단, 2017년 《시와세계》 평론 등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인숙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가 출간되었다. 김인숙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느린 풍향계를 달고” 스스로를 “운반한다.” 시인에게 시간은 느려야 한다. 과거 또는 미래와 끝없이 불화하고 화해하는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겹겹의 기억과 감정과 꿈을 감각하려면 말이다. “너무 많은 눈을 가진 당신을 나는 기록해야 한다”는 다짐이야말로 시인이 자신의 현존성을 지각하는 방식이다. “어딘가에 꽃이 핀다는/사막의 내일을 보기 전까지“ ”나는 나의 공전을 끝낼 수 없“다는 열정. ..

受賞 2021.03.06

『한국문학비평학회』2020년 학술상 수상

自然으로 걸어가는 俳句와 禪詩 미국 초등학생과 하이쿠(俳句) 뉴욕의 어느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이 문학 수업 시간에 시 작법을 배우고 있다. 미국의 어린이들이니 예이츠나 프로스트를 읽거나 참고하면서 시의 작법을 배우겠거니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이들의 손에 쥐어진 교과서에 실린 시는 열일곱 글자로 된 일본의 짧은 시 하이쿠(俳句)다. 물론 문학교과서에서 해외의 시나 소설 등을 소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감상을 위한 작품이 아닌 작법의 틀로서 자신들에게 익숙한 영미시가 아닌 일본의 하이쿠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White chrysanthemums/ Not a speck of dust/ To meet the eye 위의 싯구절은 미국 교과서에 실린 하이쿠 작품 중의 하..

受賞 2021.03.05

季刊 『시와세계』 2017년 評論賞 受賞

텅빈 自然으로 걸어가는 하이쿠와 禪詩 1. 미국 초등학생과 하이쿠(俳句) 2. 단순함이라는 매혹 3. 하이쿠 그리고 이미지적 禪佛敎 4. 대중의 놀이였던 하이쿠 5. 하이쿠,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를 만나다 6. 선불교와 하이쿠의 交集合 7. 어디까지나 하이쿠는 하이쿠 8. 하이쿠는 일본인을 비추는 거울 평론과 用後期 사이 ‘평론은 창작에서 실패한 자들이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누가 먼저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중에 널리 퍼져 있는 이 말을 나는 상당히 오랫동안 동조해 왔다. 선의로 이해해 보자면 이런 말은 틀림없이 어떤 평론가의 겸손에서 나온 것이겠지만 詩라는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예전의 나는 이 말을 평론가들을 향한 비아냥으로 악용해 왔었다. ‘제깟 것들이 뭘 ..

受賞 2020.11.14

季刊 『열린시학』 2019年 가을號 揭載( 자전적 시론)

* 자전적 시론 완결은 한없이 제로로 수렴되고 있다. 김인숙 변화무쌍하게 줄달음치는 오늘을 살면서 詩와의 대결은 언제나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내 언어를 세상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라 버거웠고 놓친 시간을 따라잡는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시인은 언어와의 싸움인데 요즈음의 말들은 태어나는 것도, 변하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대로, 귀에 걸리는 대로 메모하고, 기억해 두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렇게 수집한 말들이 詩에서 살아 숨을 쉬며 뛰어놀 때 시인은 충만한 기쁨의 힘으로 자신을 세우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목각인형을 보며 인형의 체적보다도 더 많이 깎여 나갔을 수 있는 많은 나무 조각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거칠게 각이진 나무결들을..

Essay 2020.07.26

季刊 『시와표현』 2020年 여름號 揭載 (밤을 위하여 /손끝에 전이된 나비 ).

밤을 위하여 외 1편 김인숙 바짝 말라 하얗게 질린 밤이 강을 이루고 짧아진 생각들이 밤을 비켜간다 헝클어진 시간들이 단단히 뿌리를 박는다 하늘을 미워하는 시간이 있다 그럴 즈음 노래를 부르는 내 목청에 귓바퀴를 세우는 바람처럼 밤의 표정이 사나워진다 목청이 갈라진 내가 바람을 따르듯 저 밤을 따라 어딘가에 빨려들고 싶다 지금 두 눈을 뚫고 젖은 사연들이 쏟아져도 생각 없이 부서질 수 있는 기둥이므로 밤은 애틋한 그리움이다 항상 부르는 노래는 밤을 위한 것이다 밤으로 내장을 가득 채우고 싶다 목청을 다듬어 밤을 위한 노래를 하고 싶다 밤이 혀끝을 길게 내밀지 않아도 나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있다 손끝에 전이된 나비 나비가 날아오르는 줄 알았는데 무희의 날개옷이 날고 있었다 봄볕에 자라난 날개옷이 ​바람의 ..

詩 廣場 2020.07.26

季刊『시와세계』 2020年 여름號 揭載 (사막에서의 반성)

사막에서의 반성 김인숙 어딘가에 꽃이 핀다는 사막의 내일을 보는 날까지 이 사막에서 나는 나의 공전을 끝낼 수 없습니다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 詩 등단 * 2017년 季刊 『시와세계』 評論 등단 * 2013년 제6회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수상 * 2015년 제7회 열린시학상 수상 * 2020년 제5회 『한국문학비평학회』 학술상 수상

詩 廣場 2020.07.26

季刊『산림문학』 2020年 여름號 揭載 (숲의 정오)

숲의 정오 김인숙 거부할 수 없는 불세례로 두려운 한낮 매미들도 샛빨갛게 달군 기원을 쉬임없이 쏟아 붓는다. 한나절을 돌아온 햇살이 직각으로 내리꽂는 반사 빛이 숲의 틈새를 비집는다. 수줍어 숨은 숲길 키 작은 싸리나무들의 어깨춤이 부채살 빛 사이를 넘나들며 눈썹을 세운 자작나무를 따르는 발돋움에 한 여름의 햇살도 한 뼘씩 자란다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 詩 등단 * 2017년 季刊 『시와세계』 評論 등단 * 2013년 제6회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수상 * 2015년 제7회 열린시학상 수상 * 2020년 제5회 『한국문학비평학회』 학술상 수상

카테고리 없음 2020.07.26

季刊『미네르바』 2020年 여름號 揭載 (이정표를 회상하다)

이정표를 회상하다 김인숙 멀어져간 이정표를 바라보았네 한낮 그림자가 꽃병을 엎지를까봐 거실 창문 안쪽 의자에서, 어떤 풍경도 속이지 못하는 투명을 지켜만 보았네 아무도 끄지 못하는 낮이 기우는 동안 창밖엔 빗줄기가 날아올랐고 바람에 흔들린 밤을 끔뻑끔뻑 떠돌며 흘기던 눈들이 사라져 갔네 아지랑이가 살짝 묻어있는 이정표엔 우리들의 이름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신발을 벗어 놓고 갔네 층계를 굴러 내려가는 목소리에 자꾸 귀를 세웠지만 내 귀는 끝내 난청이 되어 버렸네 절대로 변하지 않을 이정표의 이름만 부르다 그 이름들은 끓어 넘치는 카레라이스처럼 솟아오를 거라고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 詩 등단 * 2017년 季刊 『시와세계』 評論 등단 * 2013년 제6회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詩 廣場 2020.07.26

웹진 『시인광장』 2020년 4월호(통권 제132호)揭載 (오후 2시였소).

오후 2시였소 김인숙 게으름쟁이 오수(午睡)가 백지로 날아들었소 한낮은 롤 스크린처럼 말려들어 뿌리는 이미 땅속 깊이 묻어버렸어도 오수는 저렇게 몰려오고 있소, 햇살을 죽이려고 조금씩 구름이 음각과 양각을 다투는 창가에서 일찍 눈 떴던 새벽들이 눈꺼풀을 체납했소 고양이가 걸어 들어갔소 차양(遮陽)이 제 끝보다 길어졌소 계절 고르는 일을 깜빡하여 밀가루 반죽처럼 말라붙은 웃음들도 짙어지고 두터워졌소 새긴 손톱의 눈금에 오수는 길게 수로를 내었소 넘치는 발자국에 힘을 새겨 넣었소 신발을 신은 옅은 잠이 성큼, 편서풍에 뛰어올랐소 오후 2시의 그늘에 잠깐 오수가 깃들었소 구부러진 부리와 빠진 발톱에도 스며들었소 아무도 모르게 내 눈 속을 머물다 떠났소 짧은 햇살이 만지고 간 오수의 새하얀 한낮이 있었소 ---..

詩 廣場 2020.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