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적 시론 완결은 한없이 제로로 수렴되고 있다. 김인숙 변화무쌍하게 줄달음치는 오늘을 살면서 詩와의 대결은 언제나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내 언어를 세상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라 버거웠고 놓친 시간을 따라잡는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시인은 언어와의 싸움인데 요즈음의 말들은 태어나는 것도, 변하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너무나 빠르기 때문에 눈에 띄는 대로, 귀에 걸리는 대로 메모하고, 기억해 두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렇게 수집한 말들이 詩에서 살아 숨을 쉬며 뛰어놀 때 시인은 충만한 기쁨의 힘으로 자신을 세우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목각인형을 보며 인형의 체적보다도 더 많이 깎여 나갔을 수 있는 많은 나무 조각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거칠게 각이진 나무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