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영시집 『흙의 연대기』 詩評 커피의 해악을 반나절 쯤 나열한다 해도 오후 네 시는 그렇다 김인숙(시인 평론가) 고백컨데 어려운 글을 쓰려고 작정하는 때가 있다. 글 사이 단어들도 괜히 영어, 아니 요즘은 영어 단어의 뜻 쯤은 어렵지 않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괜히 발음도 어려운 프랑스어, 독일어를 동원해서 글을 장식하려는 때가 있다. 이럴 때의 목적은 두가지다. 첫째는 어디 가서 잘난 척 하고 싶을 때, 두번째는 뭔가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사실은 그것에 대해 잘 모를 때다.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어디서 줏어 들은 단어를 늘어놓기만 하면 되고 이때문에 발생하는 뭔 말인지 알아 먹을 수 없는 문맥은 형이상학적이라는 표현이라고 우기면 된다. 글쟁이로서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