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季刊 『시와편견』 2021년 가을號 揭載 구수영시집 『흙의 연대기』 詩評(김인숙)

구수영시집 『흙의 연대기』 詩評 커피의 해악을 반나절 쯤 나열한다 해도 오후 네 시는 그렇다 김인숙(시인 평론가) 고백컨데 어려운 글을 쓰려고 작정하는 때가 있다. 글 사이 단어들도 괜히 영어, 아니 요즘은 영어 단어의 뜻 쯤은 어렵지 않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괜히 발음도 어려운 프랑스어, 독일어를 동원해서 글을 장식하려는 때가 있다. 이럴 때의 목적은 두가지다. 첫째는 어디 가서 잘난 척 하고 싶을 때, 두번째는 뭔가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사실은 그것에 대해 잘 모를 때다.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어디서 줏어 들은 단어를 늘어놓기만 하면 되고 이때문에 발생하는 뭔 말인지 알아 먹을 수 없는 문맥은 형이상학적이라는 표현이라고 우기면 된다. 글쟁이로서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짓..

評論 世上 2021.08.25

月刊『월간문학』 2021年 10號 揭載 김인숙(로사) (꿈속의 갤러리)

꿈속의 갤러리 김인숙(로사) 일생을 전시한다는 어느 전시회에 갔어요.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유년과 청년의 시절이었어요. 특히 청년의 시절엔 모퉁이들이 많았고 사금파리가 박혀있는 담장과 줄장미가 갇혀 있었어요. 그 외 시간들엔 빈 액자들이 많았어요. 설령 그림이 들어있다 하더라도 그리다 만 느낌의 추상화들이 주종을 이뤘어요. 나는 심심해서 빈 액자에 낙서처럼 그림을 그렸어요. 갤러리 창밖에서 친구들이 나를 쳐다보며 깔깔대고 웃는 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창을 향해 손을 흔들었지만 내 친구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가장 친한 친구를 보고 이름을 불렀지만 그 친구는 나를 향해 침을 뱉었어요. 갤러리 주인의 말에 의하면 그 창문은 이상한 창문이어서 안과 밖이 서로 모른 척 하는 창문이랬어요 드문드문 끊어진 ..

카테고리 없음 2021.08.25

季刊 『애지』 2021年 가을號 揭載 (어떤 순간)/ 詩評(반경환)

어떤 순간 경각의 어머니가 파르르 흐느낀다 인간은 평생 남을 위해 혹은 남 때문에 울다가 마지막엔 자신을 위해 운다. 그때 둘러앉은 삶은 죽음을 향해 일제히 울음을 터뜨린다 먼 길을 달려 찾아 온 경각을 안심시키려 아직까지 남아있는 눈물을 다 비우려 운다 어차피 울음이란 살아서나 유용한 행위이니까, 죽어서는 자신이 지고 다닐 무게에 불과 하니까 "너무 울지들 마라, 너희들의 눈물은 곧 강을 이룰 것이고 나는 또 그 강을 오래 건너야 한다" 파르르 떨던 울음이 빠져나간 어머니는 망자의 명부에 전입되고 시신은 곧 한 채의 폐가처럼 흉흉해진다 "너희는 모두 이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너희들 손으론 이 폐가를 허물지 못하리라" 어디서 날아온 초라한 파리 한 마리, 망자의 콧등에 앉아 가느다랗게 떨고 있다. 북..

詩 廣場 2021.08.25

季刊 『시와 편견』2021年 여름號(문효치시집『바위 가라사대)詩評

바위라는 존재의 절망, 그 안에서 끄집어내는 시지프스적 희망 김인숙 신들의 권위를 거스른 죄로 시지프스가 받아야 했던 형벌은 가파른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이었다. 힘들게 산정까지 밀어 올린 바위는 정상에 다다르는 순간 어김없이 건너편 능선으로 굴러 떨어졌기에 시지프스는 되풀이되는 형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원의 죄수라 불린다. 끊임없는 바위 굴림? 이것은 신이 내린 벌이다. 인간의 속성을 꿰뚫어본 기가 막힌 형벌이라는 생각이 들 따름이다. 희망과 절망이 끊임없이 꼬리를 무는 뫼베우스의 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 고통, 거기에 더해진 바위라는 존재. 저 가슴 얼마나 날카로운 정으로 쪼아대기에 얼마나 센 칼로 썰어내기에 달그늘 짙어지는 밤이면 밤마다 어흐흥 어흐흥 울어대는가 어루만지던 산도 돌아서..

評論 世上 2021.06.10

季刊『미래시학』 2021年 여름號 揭載 (열대야 外 1편).

열대야 外 1편 김 인 숙 무섭게 볶아대는 여름밤, 명치끝을 치받고 있었다 ‘난 여름밤이 싫어’ 바싹 조인 목줄에 매달려 거실 바닥에 쏟아진 나는 숨 막히는 비바람을 베고 눕는다 내일부터는 홍대 앞 인디밴드에 머리를 디밀고 여름밤을 부숴 버릴 거야 내게 곧장 불화살을 당겼던 너 너의 맛인지 색깔인지 커트 코베인의 노래로 너를 마지막 본 날이 되었지 우리 함께 밤바다라도 갈 생각은 아니었잖니 오늘은 잘 자야지 내일은 할 일이 많을 거야 남자 친구와 외식을 할 거야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지 깨어보니 거리의 퍼포먼스였고 내 목이 길게 늘어진 새벽 몸을 불린 달을 지고 달렸지 밤을 팽개친 채 with coffee 그녀가 나에게 윙크를 했다 나와 여행을 떠나주시겠어요 그 날 내 머리 속 구름을 그녀는 일시에 몰아냈..

詩 廣場 2021.06.10

季刊『산림문학』 2021年 여름號 揭載 (숲이 돌아왔다).

숲이 돌아왔다 김인숙 여자는 여름 숲을 가로질러가는 바람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슬방울들은 알전구처럼 풀잎을 밝혔지만 식물과 사람은 각각 빛이 다르다는 것을 여자는 몰랐다 바람에도 각자 상표가 붙어있고 원산지며 계층이 다르다는 것도 여자는 몰랐다 여자가 늙어가는 동안 여자의 몸은 목피(木皮)처럼 딱딱해져서 태풍이 지나간 흔적만 남았다 가끔 얼굴을 숙이고 울 때마다 송화 가루가 풀썩, 날아올랐다 먼 훗날 여자는 주름진 얼굴로 솔향기를 실은 바람을 따라 숲 사이로 비친 햇살을 삼키며 돌아 온 숲에서 길을 찾았다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 詩 등단 * 2017년 季刊 『시와세계』 評論 등단 * 2013년 제6회『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수상 * 2015년 제7회 열린시학상 수상 * 202..

詩 廣場 2021.06.10

隔月刊 『현대시학』 2021年 5-6月號 (허공 속 마을 外 1편).

허공 속 마을 外 1편 김인숙 허공은 기억의 평방미터로 계산되어서 시간이 지나면 한발자국도 디딜 수 없다 그 마을의 굽어진 허공을 넘나들며 오는 소리, 그늘을 피해 묵혀두었던 마을의 설화들이 구불거리며 허공을 탄다 나의 입속 노래는 한없이 늘어졌다 ​더 이상 역광을 지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입속에서 구취를 만드는 한 낮, 기다리는 편지의 답장은 오지 않고 내방에 기적소리를 마구 밀어 넣는 기차 때문에 주머니에 감춰두었던 비밀이 터지는 소리 한낮이라는 허공 속 저 마을 아버지는 바람을 따라가고 어머니는 한 계절을 널어 말리고 누군지 얼굴이 가물가물한 아이는 민들레에게 허공을 읽어줄 때 머릿속에서 긁어낸 찌꺼기들을 풀무질 한다 내가 날아올라서 기억의 평방미터를 누군가의 눈꺼풀 속에 새겨 넣을 때까지 나는, 나..

詩 廣場 2021.06.10

세종시 전의 비암사 (全義 碑岩寺 / 2021년 3월5일)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운주산에 있는 삼국시대 에 창건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확실한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삼국시대에 창건된 절이라고 전하고 있다. 신라 말에 도선(道詵)국사가 중창하였다는 설도 있어 창건 시기가 확실하지는 않다. 문화재청은 "673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국보 제106호)이 이곳에서 출토됐고,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비암사를 '삼한고찰'(三韓古刹)로 부르는 것을 볼 때 창건 시기는 고대(古代)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碑岩寺 極樂寶殿 전의 비암사 극락보전은 비암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조선 후기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양식의 불전으로, 세종특별자치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극락..

유적지 탐방 202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