評論 世上 29

月刊 『현대시』 2020年10月號. 첫시집 인터뷰 김인숙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첫시집 인터뷰 김인숙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김인숙 * 김건영 김건영 : 안녕하세요. 이렇게 첫 시집을 읽고 시인을 직접 만나 뵙게 되니 무척 기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건 빈말이 아니라 제가 시를 쓰고 등단을 하고 난 후에 얻은 큰 기쁨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독자였으면 절대 못 겪을 일이잖아요. 그리고 첫 시집이 유난히 특별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껏 시인이 살아온 생의 압축판 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인숙 시인께 안부 인사와 함께 첫 질문으로 시집을 낸 후에 달라진 것이 있는지부터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인숙 : 시를 쓸 때 이제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위치감이나 공간감이 생겼다는 게 달라진 점 같아요. 첫 시집이 나왔을 때의 느낌이 생..

評論 世上 2021.11.18

季刊 『시사사』 2021년 겨울號 揭載. 작품상 수상대담(“푸른 자전거의 푸른 바퀴”는 어디로 굴러가는가)

【季刊 『시사사』 2021년 작품상 수상대담】 김인숙_“푸른 자전거의 푸른 바퀴”는 어디로 굴러가는가 대담 : 김인숙(시인) / 권경아(문학평론가) 권경아 :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등단 이후 8년 만에 첫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2020)를 출간하셨습니다. 첫 시집 출간 이후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서초문학상 등을 수상하셨고, 이번 수상까지 기쁜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되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김인숙 : 첫 시집을 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자 큰 기쁨이었는데 그 미숙한 책에 상까지 주시니 감사한 마음이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죠. 그런데 소포머 징크스라고 그러나요? 이제부터 더 나은 시를 써서 또 한권의 시..

評論 世上 2021.11.18

季刊 『시와편견』 2021년 가을號 揭載 구수영시집 『흙의 연대기』 詩評(김인숙)

구수영시집 『흙의 연대기』 詩評 커피의 해악을 반나절 쯤 나열한다 해도 오후 네 시는 그렇다 김인숙(시인 평론가) 고백컨데 어려운 글을 쓰려고 작정하는 때가 있다. 글 사이 단어들도 괜히 영어, 아니 요즘은 영어 단어의 뜻 쯤은 어렵지 않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괜히 발음도 어려운 프랑스어, 독일어를 동원해서 글을 장식하려는 때가 있다. 이럴 때의 목적은 두가지다. 첫째는 어디 가서 잘난 척 하고 싶을 때, 두번째는 뭔가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데 사실은 그것에 대해 잘 모를 때다.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어디서 줏어 들은 단어를 늘어놓기만 하면 되고 이때문에 발생하는 뭔 말인지 알아 먹을 수 없는 문맥은 형이상학적이라는 표현이라고 우기면 된다. 글쟁이로서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짓..

評論 世上 2021.08.25

季刊 『시와 편견』2021年 여름號(문효치시집『바위 가라사대)詩評

바위라는 존재의 절망, 그 안에서 끄집어내는 시지프스적 희망 김인숙 신들의 권위를 거스른 죄로 시지프스가 받아야 했던 형벌은 가파른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것이었다. 힘들게 산정까지 밀어 올린 바위는 정상에 다다르는 순간 어김없이 건너편 능선으로 굴러 떨어졌기에 시지프스는 되풀이되는 형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원의 죄수라 불린다. 끊임없는 바위 굴림? 이것은 신이 내린 벌이다. 인간의 속성을 꿰뚫어본 기가 막힌 형벌이라는 생각이 들 따름이다. 희망과 절망이 끊임없이 꼬리를 무는 뫼베우스의 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 고통, 거기에 더해진 바위라는 존재. 저 가슴 얼마나 날카로운 정으로 쪼아대기에 얼마나 센 칼로 썰어내기에 달그늘 짙어지는 밤이면 밤마다 어흐흥 어흐흥 울어대는가 어루만지던 산도 돌아서..

評論 世上 2021.06.10

隔月刊 『현대시학』 2021年 3-4月號 (김지헌의 詩-달콤한 무기)詩評

김지헌시집 『심장을 가졌다』 (2020. 현대시학 刊) 달콤한 무기- 김지헌 미세스 샤넬5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엉덩이 흔들며 사라지네 늘 같은 시간에 마주치는 그녀 종일 여기저기 웃음 흘리며 치맛자락 팔랑거리고 다닐 것이네 엘리베이터에 남아 있는 그녀의 체취에서 적의가 묻어나오네 집을 나서는 순간 수많은 적의와 싸울 준비하듯 샤넬5를 총알처럼 장전하고 달리네 나 또한 나만의 무기를 내장한 채 달리네 전쟁터 같은 광장에서 그녀의 무기는 얼마나 달콤한가 얼마나 평화로운가 광장에서는 맨주먹이라는 무기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네. 씨줄 날줄로 부딪는 혀들이 수시로 전복을 꿈꾸는 세상에서 순한 바람 같은 샤넬5 정도면 꽁꽁 여민 목련의 치맛자락이라도 펼쳐 보이겠네 매일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겠지만 멀미 날 것 ..

評論 世上 2021.03.06

季刊『시와 편견』2021年 봄號(반격의 날개를, 봄이여)詩評

반격의 날개를, 봄이여 김인숙 패배다. 이보다 더 처참한 패배일 수가 없다. 과학의 힘으로 이성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발전시킬 수 있다 믿어왔던 우리들은 겨우 마스크 한 조각에 의지한 채 바이러스가 세상이 멈춰 세우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제는 우울을 의미하는 코로나 블루, 분노를 뜻하는 코로나 레드를 넘어서 절망과 무기력을 가리키는 코로나 블랙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쯤이나 이 난리통이 끝날까 기다리던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더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차가운 선고,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미래에 적응하라는매정한 충고뿐. 시를 쓰는 자 역시 이 세상을 살아야하는 시민이기에 이 불안과 분노와 절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세상에 대한 의심은 더욱 짙어지고 사람..

評論 世上 2021.03.06

月刊 『시인동네』 2019年7月號 (가부키(歌舞伎), 두번째 장의 그 남자)(連載 4회)

김인숙의 가부키(歌舞伎) 가부키(歌舞伎), 두번째 장의 그 남자(連載 제2회) 김인숙 일본사람들이 쓰는 표현 중에 니마이메 (二枚目) 혹은 산마이메 (三枚目) 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풀이를 하면 2장째 혹은 3장째라는 얘기인데 이게 무슨 뜻일까? 18번이라는 관용구처러럼 니마이메와 산..

評論 世上 2019.06.25

月刊 『시인동네』 2019年6月號 (가부키(歌舞伎), 대중문화가 가진 힘)(連載 3회).

김인숙의 가부키(歌舞伎) 가부키(歌舞伎), 대중문화가 가진 힘(連載 제3회) 김인숙 가부키(歌舞伎)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무형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는 일본의 대표적 공연예술이다. 도쿄나 오사카등의 대도시에는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가부키 전용극장이 있고, 이 극장에서 비..

評論 世上 2019.06.21

月刊 『시인동네』 2019年5月號 (가부키(歌舞伎), 리엔(梨園)의 아내)(連載 2회).

김인숙의 가부키(歌舞伎) 가부키(歌舞伎), 리엔(梨園)의 아내(連載 제2회) 이전 글에서 가부키(歌舞伎) 배우는 가부키를 대대로 가업으로 이어오는 몇몇 집안 출신의 사람들이 하는 특수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집안이라는 것이 가족들로 구성된 가문이면서 하나의..

評論 世上 2019.05.21

月刊 『시인동네』 2019年4月號(가부키(歌舞伎)는 새하얀 18번이다.)(連載 1회).

김인숙의 가부키(歌舞伎) 가부키(歌舞伎)는 새하얀 18번이다. 김인숙 “너 무슨 가부키 하냐? 화장이 왜 그래?" 가부키(歌舞伎). 일본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가부키가 일본의 전통무대공연극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가부키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가부키라는 말을 ..

評論 世上 2019.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