受賞

제25회 月刊『現代詩學』2012年 新人作品賞 受賞

김인숙로사 2016. 1. 22. 12:54

 <受賞作品>

 

여름 판타지

 

김인숙

 

 

 

햇살을 양푼에다 비벼 먹어야지.

찌그러진 맛을 골라내지 말아야지.

엉키는 것들을 뚝뚝 잘라 넣고 소나기와

물고랑과 모기장을 우적우적 씹어야지.

일요일엔 일렁이는 포도나무 아래로 기어 다녀야지.

쏟아지는 비를 기다려야지.

하늘이 뚫린 작은 방에 내 우울을 가둬야지.

포도나무처럼 고약하게 휘어지는 애인을 만나야지.

벌겋게 타올라야지.

쑥쑥 자란 말들은 솎아내야지.

슬픔은 목젖 아래 밀어붙여야지.

말라터진 입술로 포도알을 으깨야지.

달콤한 맛들이 밀봉되면

왜 미치는 머리카락이 되는지 보여줘야지.

내 우울을 뿌리째 뽑아 들고 벌벌 떨어야지.

난 맨발로 뛰어들어 일요일을 출거야,

신경 줄처럼 매달린 내 분노의 포도알들을 으깨버릴 거야.

내 속의 비명을 듣고 그물처럼 출렁이는 것들로

원피스를 만들어 입을 거야. 붉은 반점이 생기는 잠을 잘 거야.

 

<受賞所感>

 

뻔뻔함 그리고 감사함

 

 

   낡은 서랍속의 먼지쌓인 습작노트를 다시 들추는 일엔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습작노트라는 이름만큼이나 유효기간이 지난 말들을 다시 주워 담아야 하는 민망함.

 덜된 주제에 예민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과 다시 마주쳐야하는 쑥스러움.

시라는 것은 그렇게 어린 시절 기억에만 못 박힌 꿈이라고 만 생각했었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어와 준 덕분일까요? 이제와서 왜 옛기억을 끄집어낼 용기를 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시간의 흐름이 제게 뻔뻔함을 보태준 덕분이었겠지요.

모든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시를 다시 써보겠다고 덤벼든 보면……

 

 시와의 대결은 언제나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언어를 세상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라 버거웠습니다.

놓친 시간을 따라 잡는건 또 왜 그렇게 어렵던지요.

A4 장에 하나 얹기가 이렇게 힘든지 새롭게 배우고 있습니다.

그렇게 버둥대던 와중에 이렇게 큰 영광을 안았습니다.

뭐라 더 표현 할 수 없이 기쁩니다.

또 다시 질 수밖에 없는 싸움에 나서는 길에

이것 보다 더 큰 힘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쇠잔한 머리와 삭막한 가슴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말을 찾는 여행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저에게 한자락의 자리를 허락해 주시고 또 의미없이 흩어져 있던 제 말들을 있어야 할

자리로 이끌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現代詩學'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항상 저에게 격려를 주셨던 선배 문우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現代詩學』新人賞受賞所感 2012年4月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