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시학상
시부분 김 인 숙
위 사람은 열린시학사에서 제정한 열린시학상
시부분에 『달팽이의 꿈』작품으로 독자적
이면서도 원숙한 시세계를 이룩하였음이 높게
평가 되어 제7회 수상자로 결정되었기에 이
상패와 상금을 드립니다.
(심사위원 : 이지엽 하린)
2015년 11월 28일
季刊 『열린詩學』 발행인 조 규 화
편집주간 이 지 엽
2015년11월28일 시상식 장면
수상소감 직전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는 모습
감사의 수상 소감을 전하는 모습
대로로 인도해주신 문단의 대 선배님들과 많은 도움을 주신 문우님들
<受賞作品>
달팽이의 꿈
김인숙
세상에서 가장 느린 풍향계를 달고
나는 나를 운반한다
내일의 바람은 아직 내 것이 아니므로
후생後生에게 맡기고
꽁무니에 따라 붙는 오늘의 바람을
폐부 깊이 들이마시고
나는 나를 끌고 평생을 간다
온몸에 뒤집어쓴 이 알이 부화할 때까지
기꺼이 나락을 헤매다
나는 새가 될 거야
붉은 날개를 가진 새가 될 거야
종일 타오르는 불꽃,
불타는 노을이 될 거야
그러니 한낮의 뙤약볕을 나에게 퍼부어 주렴
내 부리와 더듬이가 말라비틀어지도록
내 심장이 타들어가도록
온몸이 날개가 될 수 있도록
세상에서 가장 느린 풍향계를 달고
나는 나를 운반한다
현생現生에 부는 바람만이
오직 내 편이다
<受賞所感>
발사대에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다
시인과 우주비행사는 비슷한 운명을 타고 난 사람들이다. 종이 한 장 위에 펜 하나 얹어 놓는 가장 원시적인 작업 방식으로 살아가는 시인과 최첨단 과학의 결정체 위에 몸을 실고 대기권으로 날아가는 우주비행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정반대일지 몰라도 그들이 꿈꾸는 운명은 몹시도 닮아 있다.
우주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별이 있는 것일까? 몇 억, 몇 조라는 엄청난 단위를 동원해도 우리는 그 수를 헤아리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많은 별들을 잊고 살아간다. 수억, 수조분의 1에 불과한 지구라는 별 하나에서 살아가는 것 조차도 팍팍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하늘을 가린 스모그 탓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더 이상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별을 찾지 않을 것이다. 발사대에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는 우주비행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지구라는 별을 떠나 우주라는 바다에 무한의 바다에 뛰어든 우주비행사들.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그것이야말로 시인의 마음이라고 나는 감히 주장을 해본다.
세상에는 51만개나 되는 우리 말 단어들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우리들의 삶을 파고들고 있는 외래어를 포함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쓰는 단어는 많아야 5800개라고 한다. 일상생활로 그 범위를 한정시키면 겨우 몇 백 단어. 50만개가 넘는 단어의 행방은 그 말을 만든 우리들 조차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다. 수억 수조의 별들이 모여 있는 우주에서 지구라는 단 한 개의 별에 발을 붙이고 사는 우리들이 가진 상상력의 벽이다.
그 벽을 뚫고 나가기 위한 발사대에서 카운트다운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바로 시인들이다. 생명을 잃고 떠도는 수많은 말들의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을 다시 우리의 의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독한 헤엄을 치는 것이 시를 쓴다는 행위다.
그렇게 혼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나에게『열린시학』에서 손을 내밀어 주었다. 기쁘다 그리고 영광스럽다는 말 이외에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얼마나 더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말을 찾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현해야하는 작업. 수상 소감을 쓰는 일은 결국 시를 쓰는 일과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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