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季刊 『미네르바』 2022年 봄號 揭載 (잠을 위한 노래).

김인숙로사 2022. 9. 27. 13:17

잠을 위한 노래

 

김인숙

 

 

 

쌓인 잠이 산을 이루고 있다

저녁이 오면 먹구름이 끼듯이 머릿속엔

까만 잠이 들어찬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풍경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하루의 꿈과 잠이 꾸벅꾸벅 온다

아무리 손을 저으며 오지 말라고

두 눈을 부릅떠도 잠은 안하무인들이다

 

잠을 위한 노래들이 있다

피아노로 잠을 연주하는 곡

잠의 친구인 나른한 때를 위해 음악가들은

자장가들을 만들어 잠에게 헌정했다

오죽하면 지구도 자신의 반쪽에

잠을 가득 싣고 마치 레미콘트럭처럼

하루를 빙빙 돌고 있지 않은가

지금은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축 쳐져서

어딘가에 흡입되고 싶다

지금 내게 누구를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저 못다 잔 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몸이므로

잠은 몽롱한 그리움이다

 

잠으로 내 전신을 가득 채우고 싶다

잠이 눈썹을 간질이지 않아도

나는 이미 졸음에 흠뻑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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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現代詩學등단 / * 2017시와세계評論 등단

* 2015년 제7회 열린시학상 수상

* 2020년 제5한국문학비평학회학술상 수상

* 2020년 제18회 서초문학상 수상

* 2021년 제7시사사작품상 수상

 

* 시집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2020月刊 시인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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