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otebook

이니스프리의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

김인숙로사 2019. 10. 11. 12:27

2019년10월11일

문학소녀 중학생 때부터 에이츠의 시를 암송하며

일생 그리워하던 이니스프리의 호수 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을

오늘 다시 찾아간다 .

 

- haiku -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작품의 실제 무대인 질 호수 섬(Lough Gill)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 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 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니스프리 섬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거기 흙과 가지로 작은 오두막을 지으려네.
아홉 이랑 콩밭을 가꾸고, 꿀벌 치게 벌통을 놓고
벌들이 붕붕거리는 숲속 작은 빈터에서 나 홀로 살려 하네.

그리고 나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 천천히 똑 똑 떨어지는 평화를
아침의 면사포에서 귀뚜리가 노래하는 곳까지 물방울져 떨어지는 그런 평화를.
그곳은 한밤이 온통 아스라이 반짝이며, 정오가 자줏빛으로 빛나는 곳,
그리고 저녁이 홍방울새 날개 포르랑거림으로 가득한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낮으로 소리가 들리니
호숫가 물결 찰랑이는 나즈막한 소리를 듣네.
길가에 서있을 때나, 회색빛 도로에 있을 때에도
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 소리를 듣네.

 

 

 

출처:www.bunpeiris.org

 

 

  예이츠의 초기 서정시에 속하는 이 시는 세대를 넘어 아일랜드의 대중들이 널리 애송하고 사랑하는 시이다.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향수와 목가적인 정취가 완만한 리듬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시이다.

 

   이시는 예이츠가 런던 교외에 거주할 때 유년시절을 보낸 아일랜드의 슬라이고(Sligo)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예이츠는 한 여학생에게서 이니스프리가 실제로 있는 섬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이니스프리는 슬라이고 근처의 자그마한 질 호수 섬(LoughGill)을 가리킨다.

   예이츠는 자신이 십대 소년이었을 때 밝은 햇살이 비치는 그 섬에서 19세기 미국의 문인이자 사상가인 소로(H.D.Thoreau)가 물질적인 삶을 등지고 소박한 삶을 실천하려고 월든(Walden) 숲으로 들어가 자연을 벗 삼아 고독하게 살았듯이 자신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예이츠는 자신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런던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나지막이 물소리가 들렸고 갑자기 과거에 보았던 호수가 떠올라 이 시를 쓰게 되었노라고 밝힌바 있다.

   이 시는 전체적으로 회색빛 현대 도시인 런던과 시인이 이상향으로 그리워하는 평화로운 아일랜드 전원의 풍경이 대비되어 있다. 첫 연의 나 일어나 가리라라는 대목은 이니스프리로 가려는 시인의 보다 적극적이고 강렬한 염원이 역동적인 동사로 드러나 있다. 오두막이나 콩밭과 같이 소박한 삶의 배경에 새소리, 귀뚜라미 소리, 물소리 등의 다채로운 음향의 이미지와 하루 동안의 아름다운 자연의 변화가 아련하게 떠오르는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그러한 이상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한 번 더 강조하고 그 곳이야말로 그가 마음속에서 언제나 간절하게 꿈꾸어왔던 곳이라는 심정을 보다 절실하게 나타낸다. 그리고 호수 물소리의 청각적 이미지가 시인의 마음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그리움과 함께 겹쳐지면서 절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2013. 11., 박미정, 이동일, 위키미디어 커먼즈

 

 

 

 

 

 

'My note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성문학인회 50년사 출판기념회 및 송년회  (0) 2016.03.10
싸리꽃에 열린 내 어린꿈   (0) 2016.02.07
일본 국회도서관  (0) 2016.02.07
해남 땅끝 마을의 추억   (0) 2016.02.07
日本 古書   (0) 201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