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年7月4日
벌 나비의 분주함이 한 여름 노래하고
사람들이 그 지겨운 열대야에
시달릴 때 쯤되면
싸리꽃이 피기 시작한다.
싸리꽃은 그 색깔이 아름다운데 비해
그 향이 아주 순박해서 내가 유독 좋아하는 꽃이다.
내 어릴적 내집을 둘러싸고 있던
입암골 우리 산에는 매년 그 싸리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어린날 가지를 꺽어서 친구들과 막대기 싸움을 하던
추억의 나무이기도 하다.
강릉사범학교를 내려오다가 옛날 경찰서 앞 마당에 서있는
'임영관' 기둥이 싸리나무라는 말을 듣고
그 갸날픈 싸리가지가 기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지금까지도 믿어지지않는 수수께기로 남아 있다.
이제 싸리나뭇가지로 막대기 싸움을 하던 친구도가고
나에게 싸리꽃을 따주던 6촌 오빠도 가고
그 싸리나무숲에 앉아 우리집을 내려다보며
하염없이 나를 기다려 주던 남편도 갔다.
싸리꽃!!
잊을 수 없는 그리운 꽃
내 어릴적 보았던 꽃
어린 나에게 수많은 상상력을 키워준 꽃
함께 할 시람없이 혼자서 이렇게 매년 싸리꽃을 만나지만
나는 이꽃을 보면 아주 가끔씩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되찾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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