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otebook

싸리꽃에 열린 내 어린꿈

김인숙로사 2016. 2. 7. 22:29

2009年7月4日



벌 나비의 분주함이 한 여름 노래하고

사람들이 그 지겨운 열대야에

시달릴 때 쯤되면

싸리꽃이 피기 시작한다.

 

싸리꽃은 그 색깔이 아름다운데 비해

그 향이 아주 순박해서 내가 유독 좋아하는 꽃이다.

내 어릴적 내집을 둘러싸고 있던

입암골 우리 산에는 매년 그 싸리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어린날 가지를 꺽어서 친구들과 막대기 싸움을 하던

추억의 나무이기도 하다.

 

강릉사범학교를 내려오다가 옛날 경찰서 앞 마당에 서있는

'임영관' 기둥이 싸리나무라는 말을 듣고

그 갸날픈 싸리가지가 기둥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지금까지도 믿어지지않는 수수께기로 남아 있다.

 

이제 싸리나뭇가지로 막대기 싸움을 하던 친구도가고

나에게 싸리꽃을 따주던 6촌 오빠도 가고

그 싸리나무숲에 앉아 우리집을 내려다보며

하염없이 나를 기다려 주던 남편도 갔다.

 

싸리꽃!!

잊을 수 없는 그리운 꽃

내 어릴적 보았던 꽃

어린 나에게 수많은 상상력을 키워준 꽃

함께 할 시람없이 혼자서 이렇게 매년 싸리꽃을 만나지만

나는 이꽃을 보면 아주 가끔씩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되찾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