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회로
김인숙
하루를 틔우고
정해진 반경에서 은밀히 열리는 의식,
각도를 피해 어둠이 몰려간다
한 순간도 방심한 적 없다
진실만을 위해
허공의 매서운 눈초리는 렌즈 안에 감추고
수상한 발소리를 쫓아간다
그림자가 줄어든 겨울
내 관절에 시간을 쏟아내는 밤
구겨진 계단을 재단하던 가로등이
내 옆구리에 눈을 밀어 넣고 있다
숨을 몰아쉬면서 인기척을 듣는다
왕성한 이빨만 드러낸 호기심 섞인 차가운 속내
그들은 내 시야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친다
어떤 이는 안테나로 달빛을 끌어당기고
누군가는 고양이 꼬리를 넘나들며 주정을 부린다
개 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사각지대
그들은 내 눈 밖에서
그들의 눈 속에서
비밀이 살해된 세상
나로 돌아가고 있다
月刊『 現代詩學 』新人賞受賞作 2012年4月號 揭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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