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강좌

간송문화전 5부 : 화훼영모-자연을 품다.

김인숙로사 2016. 5. 4. 09:04

2016年3月22

 

'간송문화전 5부 : 화훼영모-자연을 품다' 에서는 공민왕(1330~1374)에서부터

이징, 윤두서, 변상벽, 김홍도, 장승업, 신 사임당(1504~1551), 정선(1676~1795),

신윤복(1758~?)등 고려말에서 조선말까지 500여년 동안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린 

꽃과 풀, 곤충과 짐승 등 동식물을 소재로 한 '화훼영모' 그림 90여점을 만났다 

 

-haiku -

 

자연의 일부임과 동시에 우주만물의 섭리가 함축된 화훼영모展 열려

 

일시 : 2015년 10월 23일-2016년 3월 27일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2층 디자인 박물관

 

本 전시에서는 "선조들은 화훼영모를 자연의 일부임과 동시에  우주만물의 섭리가 함축된 존재로
인식한 선조들이 동식물을 기르면서 글과 그림으로 옮기고 자연과 생명의 오묘한 이치를 터득하고,
도덕적 이상과 더불어 현세적 욕망을 담아냈다"고  화훼영모화의 성격을 기술했다

  “화훼영모화는 가장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그림으로 우리 그림이 지닌 아름다움과

그림 속에 담긴 선조들의 이상과 욕망, 삶의 지혜까지도 엿볼 수 있을 것이다”며 전시회의

목적을 설명했다. 간송문화전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재단에서 공개 전시한

작품으로, 송은 한국 최초의 사립 미술관인 ‘보화각’을 설립한 인물이다.


간송문화전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1부 간송 전형필>(2014.03.21.-06.15.), <2부 보화각

(2014.07.02.-09.28.), <간송문화전 3부: 진경산수화-우리강상우리그림>(2014.12.14-

2015.05.10.) <간송문화전 4.... - 선비의 향기>(2015.06.04.-10.11.) 등 문화로 나라를

지킨 간송 전형필 선생에서 시작된 간송문화전 중 가장 대중친화적인 전시회라는 의견을 간송

문화전 김재욱 전시팀장이 밝혔다. 작품의 의미를 함축하는 작품 속의 메타포를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미소 지어지는 작품들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시는 우리에게 과거의

역사적인 인물들의 현재를 발견하는 흥미로움과 함께, 우리 그림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은유된 선조들의 이상과 욕망, 삶의 지혜를 동시에 발견하는 소중하고 귀한 기회가 되고 있다.



 노응탐치(怒鷹耽雉 / 성난 매가 꿩을 노려보다) 심사정(玄齋),종이에 담채, 130.8×61cm.

심사정(正 / 1707년,숙종 33-1769년,영조 45)이 그린 많은 영모화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작품이다. 날짐승의 천적인 매와 꿩을 한 폭의 수묵으로 재현했다. 바위 아래 사냥감을 노려

보며 부리를 굳게 다문 늠름한 자세의 매, 머리 위의 상황은 모른 채 한가롭게 먹이를 찾고

있는 장끼, 위에서 매의 공격을 예상하고 놀라 퍼덕이는  참새들, 이런 긴장감 넘치는 광경을

먹만으로 그려낸 화가의 솜씨가 뛰어나다. 매가 발을 딛고 있는 바위 왼쪽 가장자리 쪽은 

짙은 먹으로 쓸어 바위의 단단함을 표현했으며, 바위 중심부분은 엷은 먹으로 처리하여

여백의 효과를 살렸다. 윤기가 감도는 매 깃털은 짙고 옅음(濃淡 농담)달리한 여러 번의

붓질로 그렸고, 발가락은 촘촘하게 그어 묘사하였다. 뒤의 고목은 최소한의 붓질만으로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목의 모습을 잘 나타내었다. 참새들은 연한 갈색과 먹점들로 그렸는데,

각각의 자세를 달리하여 변화가 다양하다. 꿩은 깃털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렸으며,

눈 주위는 빨간 색으로 칠해 머리가 풀밭에 들어와눈에 잘 띠게 하였다.

 

어약영일(魚躍迎日/ 물고기가 뛰어 해를 맞이하다), 심사정. 종이에 담채. 129×57.6cm.​

심사정(현재)이 환갑 되던 해에 그린 것으로, 절정에 오른 솜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배경을

바닷가 일출 장관으로 묘사한 것으로 현재의 탁월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기세 충만한 붉은 해는

힘차게 뛰어오르는 잉어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수염 하나 비늘 하나까지 사실적으로 세밀하게

그린 잉어, 길고 짧은 필선을 자유자재로 휘둘러 다이내믹함을 살려낸 파도, 적절히 구사된 능숙한

선염(宣染)은 원숙한 기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화면을 하단부터 폭을 점차 줄여가면서

상중하의 3단으로 나누었는데, 이는 잉어가 뛰어 넘어야 할 3단계의 용문 폭포를 암시하는

동시에, 반복적으로 나타낸 넓은 바다 수면과 파도의 단조로움을 덜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해응관일(海鷹觀日 / 바다매가 해를 바라보다). 정홍래(來,1720년(숙종 46) ~ 미상)

조선의 화가인 정홍래의  호는 국오(菊塢)만향(晚香). 내시교관(內侍敎官)을 지냈으며 화초(花草)

영모(翎毛)() 등을 잘 그렸고 특히 농염(濃艶)한 채색으로 매()를 잘 그려 이름이 있었다.

매는 용맹함과 민첩함을 갖추고 죽은 고기를 먹지 않으며 , 새끼를 밴 것은 잡지않는 영물이다.

매를 뜻하는 한자인 응(䧹)은 영웅이라 할 때 영자와 중국 발음이 같아 영웅의 상징으로 쓰인다.

일출이 시작된 바닷가, 매 한마리가 바위에 앉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우뚝 솟은 바위, 그 위에 앉은

늠름하고준수하게 생긴 매는 화면 상단의 붉은 해와 조응하면서 화면을 수직으로 반분하고 있다.

수평방향의 파도와 대비시키며 욱일의 기세와 매의 기상을 돋보이게 하려는 구도이다. 


추순탁속(秋鶉啄粟 / 가을 메추라기가 조를 쪼다). 최북(崔北). 17.7x27.5)

살찐 메추라기 한 마리는 고개를 숙인 잘 익은 조 이삭을 올려다보고 다른 한 마리는 땅에 떨어진

조 알갱이를 먹느라 정신이 없는 메추라기  한 쌍, 메추라기의 보기에 안 좋은 색깔이 수수함으로

누더기 옷을 입은 것 같아서 청렴한 선비를 상징한다고 한다. 조는 많이 재배하지만, 먹고 싶어서

먹는다기보다는 양을 더 늘리는 용도로 눈에 띄지 않는 조와 메추리를 같이 그렸다. 겸손하게,

세상을 순리대로 살아간다는 의미가 담겨서 그림은 순박하고 느긋하다.

조와 메추리를 보면서 외면적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을 바라보는 그림으로 짜임새가 있고 보기 좋다.

상단에는 조 이삭, 중앙에는 메추리 두 마리, 하단의 강가 둔덕까지 안정적이다. 기인으로 알려졌던

 화가 최북, 붓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호생관(毫生館)이라는 호로도 불리면서 고고하게

자기 자존심을 지키면서 그림을 그렸던 수수한 면모를 메추리에서 찾아보게 된다.

 

황묘농접(黃猫弄蝶 /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 김홍도(1745-1806), 지본채색

화창한 전원의 봄날, 긴 꼬리를 가진 검푸른 제비나비가 꽃을 보고 날아들었다. 주황빛

고양이가 고개를 돌려 호기심에 가득한 눈으로 나비를 쳐다본다. 언뜻 늦봄 한가롭고

평화로운 전원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지만, 어쩌면 누군가의 환갑이나 생신을 감축하기

위한 그림일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일흔 노인, 나비는 여든 노인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서과투서 (西瓜偸鼠 / 수박을 훔치는 쥐), 정선(겸재, 1676-1759), 비단에 채색

들쥐 한 쌍이 큼지막한 청수박을 훔쳐먹고 있다. 수박 속에 들어가 먹고 있는 쥐와

밖에서 머리를 쳐들고 망을 봐주는 다른 쥐의 묘사도 정확하고 세밀한 눈동자를 통해서

쥐의 심리상태까지 읽어 낼 수 있을 정도이다. 화면 가운데 주제인 수박과 쥐를 배치하여

무게 중심을 잡고, 탄력있게 휘어진 연녹색 수박 덩굴까지 올린 허술함이 없는 화면 구성이다.

또한 화면 오른쪽에서 뻗어 나온 붉게 단풍든 바랭이 풀과 아래쪽의 푸른빛 달개비꽃 한

무더기를 호응시켜 화면을 보다 다채롭고 자연스럽게 꾸몄다.

 

추일한묘, 정선(겸재/1676-1759), 견본채색

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남긴 몇 안되는 영모화 8폭 중 하나이다.

가을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연보라의 겹국화가 화사하게 피어 있는 뜨락에

금빛 눈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멋모르고 날아온 방아깨비를 지켜보고 있다.

 

어부지리(漁夫之利), 이인문(李寅文/1745-1821),종이에 담채 22.6*26cm, 18세기

갈대 우거진 강가에서 조개와 새가 힘을 겨룬다. 조개는 자기를 파먹으려는 새의

리를 꽉 문채 놓지 않고 버티며 새는 어떻게든 부리를 빼려고 발버둥 친다.

이게 웬 횡재냐. 돌 하나도 던지지 않고 두 마리 다 잡게 생겼구나. 입이 함지박

만큼 벌어진 어부웃음 가득 머금고 그들을 낚아채고자 살금살금 다가간다.



해탐노화(海貪蘆花). 김홍도金弘道/1745-1806)

<해탐노화>란 이 작품의 뜻은'게가 갈대꽃을 탐하다'는 뜻으로 장원급제를 의미한다. 게의 딱딱한

껍질이 갑(장원급제)을 의미하고 갈대는 한자로 인데 이 글자의 옛 중국 발음이 임금이 과거

급제자에게 내리는 고기인 와 비슷해서 이 그림의 의미는 장원급제로 받아들였다.

게가 두 마리인 이유는 소과와 대과에 합격하기를 기원한다고 볼 수 있다.



서설홍청(鼠囓紅菁/쥐가 순무를 파먹다), 최북(崔北). 지본채색, 20.0x19.0cm,

쥐 한 마리가 붉은 빛을 띤 무 같은 뿌리채소 위에 올라앉은 안정된 구도와 색, 생생한 동물의

묘사 등 최북의 영모도 명성에 걸맞은 작품이다. 당근이든 홍당무든 이름에 자가 들어가는

데서도 알 수 있듯 그 채소는 중국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원래 있던 무와 달리 붉은 빛이 도는

무가 중국에서 들어와서 홍당무라고 불렀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자웅장추(雌雄將雛, 암수탉이 병아리를 거느리다), 변상벽(1730-1775)

고양이와 닭을 잘 그려 변고양이 변닭이라 불릴만큼 닭의 기상을 세밀하고 힘차게
묘사했던 화가가 풀밭에 있는 닭의 일가족을 묘사했다


향원익청(香遠益淸 / 향기는 멀수록 맑다), 강세황(姜世晃·1713~1791), 종이에 색, 52.5×115.5cm,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로 문인이며 비평가다.

·서예·회정착시화에 모두 빼어나 삼절(三絶)’로 불렸던 표암은 중국 남종화를 수용해 조선

남종화풍을 정착시켰다.남종화풍을 정착시켰다. 한여름 연못에서 웃자란 연꽃 두 포기의 긴

줄기에 활짝줄기에 활짝 연꽃과 봉오리를 오므린 연꽃을 대비시키고 줄기에서 솟아오른

널찍한 연잎 또한 앞면과 뒷면을 엇갈리게 표현하여 연꽃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묘사했다. 특히 흰색 연꽃잎 끝에 붉은색을 찍어 운치를 살렸고, 뿌리 부분에 펼쳐진 어린 연잎도

한여름 연못의 싱싱함을 전해준다. 향원익청주돈(北宋의 대유학자)애련설대한 흠모를

드러내기 위한 목적성 있는 그림이지만  감상용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