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의 한국어 강좌
김인숙
오사카 요도가와 강변
아침 산책길에서 매일 마주치는 단아한 女子
세 번쯤 서로 지나쳤을 때
갑자기 ‘곤니찌와’ 인사를 건넨다
나도 엉겁결에 ‘곤니찌와’
그녀의 친절에 화답을 해주었다
그다음 날 만남에서 그녀가 ‘곤니찌와’ 할 때
나는‘안녕하십니까'로 맞받아주었다
그렇게 서로 눈을 맞춘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그녀가 갑자기 ‘안녕하십니까’로 다가왔다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드디어 입이 맞춰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우리의 인사는 일주일 간격으로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부탁합니다로
서로의 귀와 입속에서 친분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삼십여 개의 짧고 긴 한국어 문장이
새로운 주인의 품에 안길 즈음
산책길에서의 그녀를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안다
교감交感의 날개를 달기 시작한 공명共鳴은
마음속 그 어떤 이념이나 사상보다
오래 기억되리라는 것을
隔月刊『시사사』2014년 7-8月號 揭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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