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季刊『시와소금』2014年 앤솔로지anthology 소금시 揭載 (세상 밖으로 흐르다)

김인숙로사 2016. 1. 22. 21:55

세상 밖으로 흐르다


김인숙

 

 

 

지금은 오로지 나만의 밤인데

남은 발아를 기다리는

항아리 속에는 발효된 향기로 행장을 푼다

별을 헤아리는 동안

너는 노래를 불렀다

나는 별 따먹기에 지쳤고

너는 나 때문에

세상 밖으로 휩쓸릴 뻔 했다

 

발아된 항아리

향기 째 말아 들고 안마당으로 나간다

베란다가 아닌 곳은 모두 바람 부는 언덕이어서

가슴 저리게 흔들릴지 모른다

 

묵혀 두었던 짐을 풀고

강물 위를 흐르는 불빛 따라 솟구치리라

깨어 있으라고 허벅지를 꼬집는

내 손가락이 귓불을 튕긴다

 

한때의 동침으로 우리는 어둠을 열었다

초야의 신방을 머금고 가슴에 꽃을 피운다

취기가 밀려가는 이유와

수다를 늘려가는 까닭은 같은 것일까?

취기가 밤을 털며 쏟아졌다

 

 

* 2012年 月刊『現代詩學』新人作品賞 受賞


* E-mail : haik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