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의 그날
김인숙
릴케를 읽던 숲이었다
릴케가 버린 상징이 쓰레기로 변해갈 때
검은 세상에서 날아 온 까마귀떼가 하늘을 뒤덮는다
불임의 풀들이 어둠을 베어 물고 헛꽃을 피워댄다
구토를 시작한 개미들의 허리가 접히기 시작한다
눈먼 물푸레나무가 산으로 올라간 뒤
검은 물들만 웅덩이를 채운다
맨발로 쫓겨난 고라니가 땡볕 속에서 잠이 든다
절벽 끝으로 밀려난 사람들,
한숨의 뿌리가 깊어진다
검은 바람이 만장처럼 펄럭인다
자주 사막의 환영을 본다
릴케를 읽던 숲이었다
릴케가 울고 있었다
韓國『시인협회』2014年 앤솔로지anthology 揭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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