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언제나 1인용이다
김인숙
길을 잃는다는 것은
그 길에 묶인다는 것일까
기압과 기압이 만날 때 물의 불빛을 보았다
폭우를 가르며 내리 꽂히던
순간의 절단면切斷面
디스플레이 된 중절모를 쓴 사람은 누구일까
쇼 윈도우와 쇼 윈도우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쩌면 번개의 태생지는 아닐까
우리에겐 항상 수많은 폭우가 내린다
그럴 때마다 우산은 언제나 1인용임을 깨닫는다
양팔 잘린 토르소와
중심 잃은 나인 핀
우린 서로 멋쩍게 돌고 있다
내가 밟은 브레이크는 어디까지 밀려갈 것인가
스키드 마크의 굉음은
어째서 내 아우성을 집어삼키는 걸까
내 목덜미에 박힌 파편은 털어낼 수 없다
먼 훗날까지 지켜야 할 약속
내 안에 당신이 나를 깨워주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발걸음
번개는 쳐도 천둥은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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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 詩등단
* 2017년 季刊 『시와세계』 評論등단
* 제 6회 『한국현대시협』 작품상 수상
* 제 7회 열린시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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