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季刊 『미네르바』2018年 가을號 揭載 (정오의 법칙)

김인숙로사 2018. 7. 3. 02:05

정오의 법칙

 

김인숙

    

 

 

햇살이 뽑아 올린 정오,

애드벌룬 정거장이 떠올랐어요

법칙의 부품들에겐 관성의 설계도가 있어요

뒷짐을 지고 나란히 늘어선 저 행렬을 좀 보세요

따뜻한 손실이죠

심오한 법칙이 틀림없죠, 지긋이

두 눈을 감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정오의 태양 속에는

지난밤의 암흑물질이 활활 타고 있죠

분수대에선 빛나는 필라멘트처럼

물줄기가 빛나죠

공중화장실,

일렬로 빛을 꺼내들었어요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따듯한 법칙을 바라보듯

최고의 발사였죠

1m이상의 높이였어요

오래 참았던 고래의 숨 같았어요

 

고드름 물방울이 똑 똑 떨어지듯

빙점 속 햇살이 녹는 것과 같이

그들의 법칙이 바뀌는 곳은

솟구쳐 올라간 자신의 힘, 그 맨 마지막 위에서죠

어차피 U-Turn은 안되잖아요

오늘을 힘주어 눈꺼풀 속에 숨기고

그렇게 햇살을 등지고 긴 그림자를 밟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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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 2012月刊 現代詩學등단

* 2017季刊 시와세계 評論 등단 

* 2013년 제 6한국현대시협작품상 수상 

* 2015년 제 7회 열린시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