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웹진『시인광장』2016年 3月號(3月8日)(통호 제85호)揭載 (달팽이 집)

김인숙로사 2016. 3. 9. 02:08

달팽이 집

      

김인숙

     



뱅글뱅글 어지러운 집

나선형계단이라도 숨기고 있는 거니.

어디든 갈 수 있는 캠핑카라도 들어있는 거니.

출퇴근도 없는 집

참 이상한 침대와 거실과

베란다를 갖고 있구나.

      

개미도 거미도 집을 가졌다는 걸 떠 올리면 

나는 혓바닥이 오그라들고 머리칼이 곤두선다.

    

지루한 퇴근 길 나는

달팽이의 노래 소리를 들었다

나는 집을 지고

휘파람을 불면서 태어났지.

    

아무리 몸을 연체동물처럼 구겨도

내 몸에 딱 맞는 집은 없었지.

알리바바의 주문에도 내 집은 열리지 않았지.

열쇠 구멍조차 없는 문고리,

쾅쾅 두드릴 수 있는 복도도

서성거릴 문 밖도 없었지.

    

토끼뜀을 할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없는

너무 멀리 있는 집

UFO를 찾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을

우주로 발사 된 분양가격을 잡기위한

반복적인 무중력 연습.

    

공상 속의 나의 집,

허공 속을 둥둥 떠다니는 분양안내 애드벌룬들.

꽉 막힌 퇴근길을 천천히 달려 도착하는

그곳에 있는 달팽이들의 집 

 

* 약력

2012月刊 現代詩學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

6회 사단법인한국현대시인협회작품상 수상

7季刊열린시학열린시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