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日刊 『인터넷 文學In 』2013年2月 19日 揭載 ( 新作-with coffee / 再揭載-거울 속으로 )

김인숙로사 2016. 1. 22. 13:32


with coffee

김인숙

 

 

 

펼쳐 놓은 페이지에 검은 구름의 얼룩들,
이 구름을 마시고 뼛속까지 물들었다
이 暗雲은 먼 나라의 나뭇가지에서 시작된 것,
밤이 흔들리는 것은 모두 이 때문,

후각을 공략하는
짙은 향에 조금씩 허공이 허물어진다
원을 그리는 스푼의 횟수가 늘어가고
입술을 흡입하는 동안 나는 조금씩 부식되고 있었다
진실은 늘 어둠에 가려진다

의사의 심각한 진단
더 이상 커피에게 먹히지 마세요
헛구역질과 손끝의 경련이 진득하게 달라붙는다
지루한 오후
소통의 채널이었던 그녀와의 윙크는 사라졌다

책장의 먼지들이 시간을 견디듯
구름처럼 계속 피어오르는 그녀의 질긴 구애를
찬물에 헹구고 바람에 흩날려버린다

내 스스로 먹이가 된 날들은 이제 빈 잔으로 남았다

 

日刊 『인터넷 文學In 』2013年 2月19日 揭載

 

 

거울 속으로

 

김인숙

 

 

 

   소갈머리마저 다 빠져버린 수상한 여편네가

   거울 앞에 서 있다

  구겨진 의자에 담겨 티셔츠 구멍 속으로 불룩한 배를 밀어 넣는다 젠장, 입구와 출구 사이에서

터진 수도꼭지처럼 넋두리를 늘어 놓는다 먹다 남은 치킨을 전자렌지에 넣는다 2분을 기다리지

못해 모서리가 닳은 소파에 걸터앉아 TV를 켠다 입담으로 먹고사는 여자들이 지지직, 치킨처럼

익은 얼굴로 수다를 떤다 말 많은 여자들의 아침은 비눗방울처럼 가볍다 수화기를 든다 친구와

약속을 하려다가 여성지 표지 모델의 애잔한 눈빛에 끌려 잡지를 든다 왼손에 커피 잔을 들고

오른 손으로 커피 잔을 찾는다 지겨운 파리들, 지겨운 햇살들…… 무표정한 시간 속에서 나는

점점 무표정한 표지가 되어간다

 

 

隔月刊『詩사사』2012年 11-12月.61號 揭載

日刊 『인터넷 文學In 』2013年 2月19日 再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