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외 1편
김인숙
이별이 되돌아왔다. 눈동자가 뱅뱅 돈다. 우아한 곡선으로
허공을 잡는다. 쉬지 않고 뒷발을 찬다.
되돌이 표에 숨어
보호막을 쓴 연체의 몸으로
작두를 탄다
궤도를 벗어난 고행
지구의 걸음마
공전 그리고 자전
우아한 곡선에 실린 한 순간의 떨림. 출발지가 곧 기착지가
되어버린 생. 가장 빠르게 혹은 가장 느리게, 눈물 속에다 집을
짓고 살다니…
진정 그런 줄 몰랐다.
이별이 되돌아왔다. 눈물이 뱅뱅, 내 가슴을 찢었다
아지랑이가 분수처럼 솟구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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季刊『詩現實』2012年 가을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