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잡힌 그들
김인숙
어떤 제복은 무기를 들고
어떤 옷은 시간으로 출퇴근 하지
시간에 잡힌 샐러리맨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내일에 겹쳐지고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지.
간혹 자리가 바뀔 때도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불길한 징후였을 뿐
출근은 정확하고 퇴근은 한없이
먼 곳으로 늘어질 뿐
낙하산을 타고 온 사람의 어깨엔
튼튼한 완충이 얹혀있지.
상승하는 계단을 올라 자리를 지키고
다시 내려오는 계단들의 법칙
불행하게도
손은 둔하고 다리는 짧지.
사육에 길들여진 그들
늘어난 퇴근시간은 아무리 구겨 넣어도
자꾸만 빠져나오는 삼삼오오들
이 골목으로 저 골목으로 몰려 다녀도
어지럽고 휘청거리는 밤이 있을 뿐이지.
숫자를 사고 또 사지만
도대체 숫자의 종착들은 한사코 비껴만 가는지
아이들은 어른을 흉내 내며 자라고
늘 모자라는 숫자를 들고
무능의 절정으로 자꾸만 늙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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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 * 2012년 月刊 『現代詩學』신인작품상 수상으로 등단
* 제 6회『한국현대시인협회』작품상 수상
* 제 7회 열린시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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