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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 『 現代詩學 』2013年 1月號 揭載 ( 부메랑 / 포장 )

김인숙로사 2016. 1. 22. 13:05


부메랑 외 1편

김인숙

 

 

 

 되돌아 온 그가 나를 친다

 달아오른 입술에서 구비 구비 떨어진다

 허공을 뱅뱅, 그가 되돌아왔다

 달팽이관에 박힌 얼룩말,

 싱싱한 반란이다

 

 멜로디를 타고

 말은 계속해서 나를

 비틀고 헤집는다

 

 레일을 벗어난 잡음

 마음 밭을 떠난 기계음

 삑 그리고 삑

 마구간의 말이 선잠을 깨어 비틀거린다 한 점의 소슬바람에도 깨어지고

부서진다 나는 출발점에 서서 말의 궁둥이를 친다 입술이 날아간다 곡선을

그리며 가장 빠르게 한 바퀴를 돌아온 검고 커다란 말이 순식간에 나를

밟고 지나간다

 

믿었던 입술이 빙글빙글, 분열을 시작한다

포장

 

 

폭설은 단숨에 오늘을 평정했다

길도 사람도 모두 밀봉된 아침,

뚜껑을 열고 나오기엔 역부족이다

 

제설차가 달려왔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린다

생크림위에 메시지를 새기던 한 무리의 바람이

신호등에 걸려 표류 중이다

 

아무도 모르게 달콤하게 깊이 묻힌다

드러나지 않도록 짭짤하게 홀로 삭힌다

치유의 순간이다

 

백지로 포장된 아침,

제설차가 포장지를 뜯고 있다

새 소리도 없다

어떤 냄새도 없다

  

신은 왜 이 땅을 흰 보자기로 포장하셨을까

月刊『現代詩學』2013年 1月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