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隔月刊 『 詩사사 』2012年 11-12月.61號 揭載 ( 거울 속으로 / 햇빛 속으로 )

김인숙로사 2016. 1. 22. 13:03

거울 속으로 외 1편

 

김인숙

 

 

 

 소갈머리마저 다 빠져버린 수상한 여편네가

 

 거울 앞에 서 있다

 

 구겨진 의자에 담겨 티셔츠 구멍 속으로 불룩한 배를 밀어 넣는다 젠장, 입구와 출구 사이에서

터진 수도꼭지처럼 넋두리를 늘어 놓는다 먹다 남은 치킨을 전자렌지에 넣는다 2분을 기다리지

못해 모서리가 닳은 소파에 걸터앉아 TV를 켠다 입담으로 먹고사는 여자들이 지지직, 치킨처럼

익은 얼굴로 수다를 떤다 말 많은 여자들의 아침은 비눗방울처럼 가볍다 수화기를 든다 친구와

약속을 하려다가 여성지 표지 모델의 애잔한 눈빛에 끌려 잡지를 든다 왼손에 커피 잔을 들고

오른 손으로 커피 잔을 찾는다 지겨운 파리들, 지겨운 햇살들…… 무표정한 시간 속에서 나는

점점 무표정한 표지가 되어간다

​日刊 『인터넷 文學In 』2013年219月 再揭載

 

 

 

햇빛 속으로

 

 

 

내가 너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을 때

너의 시선은 바닥을 친다

걷잡을 수 없는 시간이 몰려오고 있다

너무 많은 눈이 있어

너는 나를 보지 못한다

 

너와 나의 거리가 10년만큼이나 멀다

관계란 그런 것

그림자 위의 그림자가

그림자 밑의 그림자를 보지 못하는 것

커피 잔과 잔 사이에 머물었던 여운이

점점 희미해져 간다

문 밖에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잡을 수 없다,

그것을 알기까지

나는 얼마나 더 너의 뒷모습을 기억해야 할까

 

햇빛 속으로

두 마리의 비둘기가 한 묶음이 되어* 날아간다

비둘기에겐 없는 이별이

사람들 사이엔 있다

 

내 그림자가 너무 길다

* 고영 시인의 시「사랑」에서 변용

 

隔月刊 『詩사사』2012年 11-12月.61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