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團 『한국현대시인협회』 제6회 2013年 作品賞 受賞作 (10cm의 세상) 受賞所感 (트위터에 내린 눈)
< 受賞作 >
10cm의 세상
김인숙
트위터에 눈이 내린다.
메시지만 있고 실체는 없는 눈송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명예퇴직하고 심마니가 된 <직장암 랭보>가 산으로 간 뒤
베트남 새댁 <월남국수>의 아오자이가 뜨거운 눈물을 훔친다
신문 배달하던 <ET>의 자전거가 금성으로 간 까닭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용이 된 미꾸라지>의 성공 신화는 <매 맞는 카사노바>의 후일담에 묻혀 재빨리 잊혀졌다
푸른 눈의 강사와 어울리던 <미미>가 기지촌에 짐을 푼다
<이웃사촌>은 어제도 오늘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귀 밝은 베토벤>이 쓴 시가 세상을 밝힌다
어린왕자를 기다리던 <사막여우>는 이미 죽은 지 오래
<천국의 양치기>가 세상 모든 羊을 이끌고 강을 건너간다
트위터에 눈이 내린다
메시지만 있고 실체는 없는 눈송이들의 행렬이 세상을 바꾼다
<受賞所感>
트위터에 내린 눈
受賞作 '10c
세계의 이야기다. <직장암 랭보>나 <매 맞는 카사노바>, <귀 밝은 베토벤>등은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닉네임이다. 그것은 실제가 아닌 작품속의 가상이지만 그 닉네임이 가진 메시지를 우리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메시지만 있고 실체는 없는 눈송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메시지는 오늘날 S
트위터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이 그대로 눈으로 내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눈’이지만 ‘눈’이 쌓이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S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줄달음치는 오늘을 살면서 詩와의 대결은 언제나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내 언어를 세상과 화해시키는 법을 몰라 버거웠고 놓친 시간을 따라잡는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게 버둥대던 와중에 안게 된 이 아름다운 영광은
또 다시 질 수밖에 없는 싸움터로 나서는 길에 큰 힘이 되었다.
이제는 쇠잔한 머리와 삭막한 가슴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많은 말을 찾는 여행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