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季刊『열린시학』2015年 年刊誌 再揭載 (연어캔)
김인숙로사
2016. 7. 24. 01:05
연어 캔
김인숙
연어 캔을 딸 땐
그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한 일생을 깨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연어를 놓아주세요
소파에서 빈둥거리지 말고
세찬 물살로 연어를 돌려보내 주세요
연어의 뱃속엔 역류하는 세계가 들어 있어요
그것은 아름다운 파문,
연어는 자초自招하는 물고기예요
예정된 그 죽음의 행로를 잘라야 해요
강은 포기를 모르죠
강을 포기하는 것은 연어가 아닌 우리들이니까요
흐르거나, 솟구치거나 한
연어의 꿈
폭포수를 거슬러 오르던
힘찬 꼬리가 달린 우리들의 꿈 말이에요
연어 캔을 딸 땐
한 생애가 이룩한 파문이 쏟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月刊『 現代詩學 』2015年 5月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