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季刊『강릉가는 길』2015年 가을號 9集 再揭載 ( 와이너리).
김인숙로사
2016. 7. 24. 00:57
와이너리
김인숙
) -->
미치는 맛과 숙성된 맛은
같은 입안이다.
) -->
층층이 눌린 포도마다 해풍이 넘친다.
말씨름처럼 들끓고 있는
시간의 역류
으깨진 맛들이 향기로 합쳐지는 저장고는
얼굴을 넘어가는
붉은 노을의 시간이다.
) -->
갇혀있던 시간의 시음試飮
) -->
코르크마개가 들어있는 나무들이
회오리를 풀면서 열리고 있다.
) -->
기울어진 숙성을 부추기는 만찬
지붕만 기웃거리던 볕이 꼬리를 거두어가고
한 가문의 지하에선
둥근 항아리들이 끓고 있다.
) -->
어둠의 중심은
한 알의 포도껍질 속에 들어있다.
) -->
와이너리의 아침 일과는
콧속의 점막과 대뇌 사이를 청소하는 것
혀와 입술을 닦는 것
검은 색깔의 밤을 맛보는 것
) -->
한낮의 볕이 부채 살을 펼치는
어둠을 품평品評하고 있다.
季刊 『 詩와世界 』2015年 가을號 揭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