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廣場

『한국시인협회』2015年 앤솔로지anthology 揭載 ( 월정사 전나무 숲 )

김인숙로사 2016. 1. 23. 00:07

월정사 전나무 숲

   

김인숙

 

 

 

마음의 달이 아름답다는 월정사,

      

천년을 이어온 전나무 숲의 호흡이

한낮을 건너는 폭염으로 짙푸르게 끓어 넘치고

고장한번 나지 않는 미세한 전류가 자잘하게 흐른다.

     

쏟아지는 반사 볕에 활짝 옷을 벗은 숲엔

피톤치드로 섞이는 바람의 호흡이 있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그늘에 들면

숲의 북소리에 바람개비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빨대를 꽂고 청량한 계절을 삼킨 나무는

마디마디에 등을 달고 식도를 밝히면서 영원을 산다.

     

자궁을 열고 물길을 낸 숲,

호흡기 주의보내린 산객山客

전나무 숲에 아득히 묻히면

피톤치드가 표류 중인 오솔길을 서슴없이 허락한다.

  

푸르게 점화되는 불꽃,

염색의 한낮이 또 어떤 색깔을 골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