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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 現代詩 』2013年6月號 揭載 ( 매직 쇼 / 번지점프 )

김인숙로사 2016. 1. 22. 13:13


매직 쇼 외 1편

 

김인숙

 

 

 환호는 밤으로부터 시작된다

매직 쇼로 깨어나는 빈들, 삽시간에 바뀌는 변검술, 돋아나는 수많은

손톱들이 어둠을 버무려 아침을 만드는 저 마술사의,

 

 속내를 따라가는 눈초리들, 얼굴 없는 마술사의 손끝에서 속도가 피고진다

보자기 속 허공에서 구름이 뜨고 새가 날아간다 시간을 통과한 꽃망울이

허공을 움켜쥐면 마술의 1막이 넘어간다

 

 계산된 몸짓이다 어느 것 하나 우연은 없다

 한 잎의 비만도 견디지 못하는 몸짓의,

 화려한 낙화의 시간, 흩어지는 바람의 꼬리들,

 한 고비씩 넘는 이 꽃잎은 어떤 소리도 머금지 않아

 끓어오른 무대 끝자락에서 허물어지려던 기대들이

 초록의 장으로 다시 펼쳐진다

 무대 위 매직 쇼로 다시 피는 계절, 누가 저 절정의 순간을

멈춰주었으면,

지치지 않는 마술사의 두 손에서 빈들이 기지개를 켜는

짧은 오늘로부터

번지점프

​ 

 

 

내 안은 온통 허방이다

로프를 타고 허공을 가른다

그 속에서 나는 가벼워진다

머릿속 티끌도 말끔히 지운다

로프는 바람과 함께

맘껏 출렁이고 꼬인다

시계추의 반동이 되살아나는 곳,

묶인 발목이 휘어지는 로프의 반경을 따라간다

​ 

날아다니는 습관을 버린다고 해도

추락을 모르는 로프,

머리로 걷는 걸음이 스릴을 동반한다

어느 순간

허공과 부딪친다면…

식어버린 가슴도 다시 뛰기 시작할 것이다

헝클어진 숱한 이야기를 감았다 풀어내며

두 손을 펴고 날아올라도

로프를 풀면

내 가슴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았다

어디에서나

로프를 두르면 허공이 나를 받아 안고 무성해진다

역풍逆風을 가르는 속도로



허공 보다 먼저 내가 출렁이고

로프는 나의 무게로 다시 살아오른다

 

 

月刊『現代詩』2013年6月號 揭載